“주님의 기도를 닮은 아굴의 기도”
(잠언 30:7-9)
잠언 30:7-9절에 보면 “아굴의 기도”가 나온다. 이 기도는 잠언에 유일하게 나오는 기도이다. 잠언 30:8절에 보면, 아굴이 구한 그 두 가지 간구가 나온다. 첫번째는 “헛된 것과 거짓말을 내게서 멀리 하옵소서”이며, 두번째는 “나를 가난하게도 마옵시고 부하게도 하지 마옵시고, 오직 필요한 양식으로 나를 먹이시옵소서”이다. 이 아굴의 기도가 어떻게 생각되는가? 너무도 통이 작고 시시한 기도라고 생각되는가?
아굴은 그가 얻고자 하는 목표를 구한 것이 아니라 마음의 동기의 문제를 가지고 하나님 앞에 기도했다. 아굴이 헛된 것과 거짓말을 멀리하게 해달라고 간구한 것은 헛됨과 거짓의 유혹이 그의 삶에 얼마나 많이 덫처럼 도사리고 있는지를 인식하고 있기 때문이다.
동시에 가난하게도 말고 부하게도 말게 해달라는 간구는 부가 가져올 수 있는 교만과 가난이 가져올 수 있는 탐욕으로부터 자신의 마음을 지키고 싶었기 때문이다. 우리가 믿음을 지키고 살려고 할 때에 얼마나 많은 헛됨과 거짓의 유혹이 도사리고 있는가?
헛된 것과 거짓말을 내게서 멀리하게 해 달라는 간구는 진실하고 정직하게 살게 해달라는 간구이지만 그 이상이 포함된 간구이다. 헛된 것과 거짓말은 그 당시 우상 숭배와 우상이 약속하는 거짓된 말을 뜻하며 그것들을 멀리하게 해달라는 것이다. 즉 하나님의 언약을 멀리하고 배반하지 않게 해 달라는 간구이다.
구약의 거짓 선지자들은 우상을 섬겨도 하나님께 제사와 번제만 바치면 상관없다고 가르쳤다. 그러나 시편 40:6절에 다윗이 이런 말씀을 증거했다. “주께서 내 귀를 통하여 내게 들려 주시기를 제사와 예물을 기뻐하지 아니하시며, 번제와 속죄제를 요구하지 아니하신다 하신지라.” 제사와 번제 자체가 나쁜 것이 아니다. 그러나 이스라엘 백성들은 제사와 번제를 통해 오실 예수님을 구하지 않고, 다른 것들을 구했기 때문이다.
헛된 것과 거짓을 버리기 위해서는 참되고 진리이신 예수 그리스도와 그가 이루신 구원을 굳게 붙들어야 한다. 그러므로, 헛된 것과 거짓을 멀리하게 해달라는 기도는 곧 참되고 진리되신 주님과 그의 말씀으로부터 멀어지지 않도록, 더욱 굳게 붙들 수 있도록 기도하는 것이다.
두번째 간구는 “나를 가난하게도 마옵시고, 부하게도 마옵시고, 오직 필요한 양식으로 나를 먹이시옵소서”이다. 이 간구를 생각하면 주님이 가르쳐 주신 주의 기도가 생각난다. 마태복음 6:11절에서 주님은 “오늘 우리에게 일용할 양식을 주시옵고”라고 기도하라고 하셨다.
아굴이 이런 식으로 기도하는 이유가 잠언 30:9절에 나온다. “혹 내가 배불러서 하나님을 모른다 여호와가 누구냐 할까 하오며, 혹 내가 가난하여 도둑질하고 내 하나님의 이름을 욕되게 할까 두려워함이니이다.” 아굴이 이렇게 간구한 이유는 그의 마음에 두려움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 두려움은 세상과 사람에 대한 두려움이 아니라 하나님을 두려워하는 마음 곧 주님을 경외하는 마음이다. 이 두려움을 “선한 두려움”이라고 부르고 싶다.
아굴의 기도의 중심에는 하나님 아버지를 경외하는 거룩한 목적이 있던 것이다. 이 아굴의 기도는 주님의 기도를 닮은 기도이다. 내가 부요하고 가난하고 하는 문제보다 중요한 것은 하나님을 경외하고, 주님을 우리 삶 중심에 두는 것이다. 아굴은 그 무엇보다 주님께 범죄하는 것을 두려워한 자이다. 그러므로, 이 아굴의 간구는 참된 지혜이신 예수님을 알고 믿게 된 결과로 나온 복된 간구이다.
우리 삶을 돌아보면 헛된 것을 손에 넣기 위해 시간을 빼앗기고, 관계가 망가지고, 영적으로 손해를 보면서까지 그 헛된 것을 추구할 때가 있음을 고백한다. 우리는 주의 말씀을 듣고, 헛된 것으로부터 마음을 지키고, 헛된 것에 마음이 빼앗기지 않도록 기도해야 한다. 오직 주님만을 의뢰하고, 주님만을 섬기게 해달라고 은혜를 구해야 한다.
나를 가난하게도 부하게도 마시고, 오직 필요한 양식으로 먹여 달라는 기도는 주님으로 만족하기 원한다는 기도이다. 십계명의 첫번째 계명은 “너는 나 외에는 다른 신들을 네게 두지 말라”이다. 즉 “너는 나 하나면 충분하다, 너는 나면 된다”는 것을 말씀하시는 것이다.
아굴이 소유한 선한 두려움을 우리도 소유하기를 기도한다. 삶 속에서 하나님을 모른다고 무시하며, 하나님의 이름을 욕되게 하지 않도록 주의 은혜를 함께 간구합시다. 부하려 하는 마음을 하나님 앞에서 지키며, 헛된 것에 마음을 빼앗기지 않도록 주의 지혜를 구합시다. 사랑하는 성도들의 기도가 우리 주님의 기도를 닮아가는 복된 은혜가 충만하시기를 간구합니다.